北, 졸업생들] 사회 첫 발 내디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 좌절감 느껴…왜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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北, 졸업생들] 사회 첫 발 내디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 좌절감 느껴…왜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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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‘태양절'(4월15일)을 맞아 "우리 원수님의 은덕으로 내 조국에 복이 넘쳐난다”면서 최고지도자들의 ‘애민’ 성과를 부각했다. /사진=노동신문·뉴스1

올해 3월 말 졸업식을 치르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이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안 되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.

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"신의주시에서 고급중학교(우리의 고등학교)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달부터 대학, 전문학교, 직장, 군대 등 다양한 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”면서 "다만 대부분이 자신의 희망대로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해 불만이 높다”고 전했다.

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은 2005~2006년에 태어난 청년들로, 기성세대와 달리 진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현실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.

특히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뇌물 비용이 점점 높아져 돈이 없으면 진학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. 과거에도 진학을 위한 뇌물 비용이 2000위안(한화 약 38만원) 정도로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가장 적어야 3000위안(약 57만원)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.

 

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졸업생들은 그래도 뇌물을 써서 원하는 곳에 진학할 기회라도 얻지만,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졸업생은 경제난에 뇌물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어 대학이나 전문학교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. 경제적 불평등이 진로 결정에서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.

실제 신의주의 한 고급중학교 졸업생 한모 군(18세)는 "집은 좀 어려워도 공부에서는 뒤지지 않았다. 교원이 되고 싶어 사범대학에 가려고 밤을 새우며 공부했으나 시험을 칠 기회도 없었다. 돈 없어도 실력으로 갈 수 있다 확신했던 내가 어리석기 그지없었다. 다른 나라처럼 대학에 가는 금액을 정해놓든가 아니면 진짜 실력으로 대학에 가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”고 말했다.

또 다른 고급중학교 졸업생 김모 군(17세)도 "형편이 안 되면 탄광에 가서 탄을 캐야 하고 농민의 자식은 대를 이어 농민이어야만 한다. 이런 현실이 너무 싫다.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참 좋겠다”고 바람을 드러냈다.

군 입대도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으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 돈 없고 힘없는 집안의 졸업생들만 군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.

이에 대해 고급중학교 졸업생 김모 군(17세)은 "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군 복무 기간이 2년도 안 된다는 것을 안다. 21세기인데 우리는 구석기 시대에 사는 느낌이 든다. 동무(친구)들이 모이면 다른 나라 군 복무와 대우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는데, (군 복무) 기간이 짧아졌으면 좋겠고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돌아오면 특별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꼭 나온다”고 전했다.

 

이어 김 군은 "돈이 있으면 여러 가지 구실로 입대하지 않거나 입대를 해도 1~2년 후에는 다 빠진다. 결국 돈 없고 힘없는 노동자·농민의 자식들만 10년 가까이 군대에서 청춘을 바쳐야 한다. 하지만 그렇게 돌아와서도 경제적으로 능력이 안 되니 사회에서도 또 힘들게 살아간다. 바라건대 모두가 공평하고 능력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”고 말했다.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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